우리가 디제잉을 배우기 이전, 혹은 아예 무지했을 때 DJ 이미지는 어떠했는가? 커다란 LP판을 휘끼휘끼 돌리는 사람의 이미지가 엄청 강했을 것이다. 실제로 힙합을 전문적으로 트는 DJ들 중 턴테이블 혹은 CDJ와 같은 덱에 탑재된 조그휠을 돌리면서 기교를 부리기도 한다. 이러한 디제잉 스킬을 통틀어서 '턴테이블리즘'이라고 부른다.
사실 EDM 위주로 디제잉을 할 사람들이거나 커머셜 위주의 힙합 트랙을 틀 사람들은 이번 포스팅은 가볍게 읽고 넘겨도 좋다. CDJ의 조그휠로 턴테이블리즘의 기법들을 완전히 재현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고, 선곡과 자연스러운 비트매칭과 믹싱이 주가 되기 때문에 굳이 활용하지 않아도 좋다. 그렇지만 믹싱에 기교를 첨가해 줄 몇 가지 가벼운 조그휠 기법에 대해서 설명하고자 한다.
(턴테이블리즘에 대한 이야기는 디제잉 입문 강의에 대해 다루는 '어지러운 디제잉' 시리즈에서 따로 이야기하지 않을 것이다. 추후 새로운 시리즈를 통해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다.)
VINYL MODE로 설정하자
조그휠을 활용한 믹싱 스킬을 구현하기 위해선 반드시 해줘야 할 사전 설정이 있다. 우리는 조그휠 우측 상단에 위치한 JOG MODE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그휠 스타일은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턴테이블의 LP판으로 만들어주는 VINYL 모드과 CD플레이어처럼 만들어주는 CDJ 모드가 있다. 이때 VINYL 모드로 설정해줘야 조그휠의 플래터를 돌려 스크래치, 백스핀 등의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CDJ 모드로 설정하면 아무리 조그휠 플래터 잡고 돌려도 BPM만 바뀐다.)
그 뒤에 설정할 부분은 JOG ADJUST와 VINYL SPEED ADJUST 다이얼 노드다. JOG ADJUST는 조그휠의 감도를 변경해주는 기능이다. 왼쪽으로 돌리면(LIGHT) 휠 속도를 빠르게, 오른쪽으로 돌리면(HEAVY) 느리게 만들어준다. 스크래치 스킬을 사용하는 입장에서 본인 체감에 맞는 무게감으로 설정하면 된다. 그리고 VINYL SPEED ADJUST는 재생 또는 일시정지할 때 바이닐 효과를 만들어 주는 기능이다. TOUCH/BREAK 다이얼 노드를 통해 일시정지 혹은 플래터를 잡을 때 '지융' 소리를 내면서 멈추게 되고, RELEASE/START 다이얼 노드를 통해 즈융' 소리를 내면서 트랙이 재생되게 만들 수 있다.
조그휠로 활용할 수 있는 몇 가지 스킬들
이제 조그휠을 바이닐처럼 만들었으니 턴테이블 DJ처럼 휘끼휘끼할 수 있다. 다음은 실전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몇 가지 스킬들에 대해 소개한다.
백스핀 (Back Spin)
조그휠을 시계 반대방향으로 휘리릭 돌리면서 트랙 스위칭하는 기법이다. 보통 트랙 스위칭 한 마디(1 Bar) 전에 백스핀을 걸거나, 빌드업 시 루프를 걸어 믹싱을 해준 다음 드랍 체인지를 할 때 걸어준다. 이때 반드시 JOG ADJUST를 LIGHT로 설정하고 적당한 세기로 돌려줘야 한다. 의외로 조그휠이 잘 고장난다.
베이비 스크래치 (Baby Scratch)
소위 '휘끼휘끼' 소리를 만드는 스크래치 기법이 바로 '베이비 스크래치'다. 트랙을 재생 중인 상태로 해두고 특정 Beat를 잡고 조그휠 플래터를 앞뒤로 가볍게 돌리면 된다. 이때 엇나가지 않게 박자를 맞춰가며 스크래치를 넣어줘야 하기 때문에 많은 연습이 필요한 스킬이다. (하지만 베이비 스크래치가 턴테이블리즘의 기초 중에 생기초다...)
커팅 (Cutting)
보다 전문적인 스크래치를 위해 반드시 크로스페이더를 통해 트랙 사운드를 잘라주는 스킬인 커팅에 대해 알아야 한다. 크로스페이더 (Crossfader)는 재생 중인 좌/우 덱의 트랙 사운드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한다.
커팅을 사용하기 위해선 다음과 같은 사전 작업과 준비물이 필요하다. 먼저 크로스페이더 위에 A-B를 설정하여 크로스페이더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왼쪽 덱을 A, 오른쪽 덱을 B로 설정하면 편하다. 그리고 우측에 있는 크로스페이더 곡선 모양을 사다리꼴 아치형으로 반드시 맞춰줘야 한다. 해당 곡선으로 설정하게 되면 크로스페이더를 조금만 열어도 100% 소리가 난다. (참고로 X 아치형으로 설정하면 채널 페이더처럼 볼륨을 서서히 키우거나 줄인다.)
그런 다음 스크래치를 할 음원을 준비해야 한다. 기존 갖고 있는 음원들도 좋지만, 드럼 비트만 있는 음원, 바이닐 긁히는 소리, 랩 또는 영화 대사 등의 짧은 길이의 샘플 음원을 스크래치함으로써 양념을 칠 수 있다.
준비가 다 되었다면 스크래치를 위한 커팅을 연습해보자. 베이비 스크래치를 포함한 여러 스크래치 스킬을 함과 동시에 크로스페이더를 열고 닫으면서 스크래치 사운드를 잘라준다. 커팅하게 되면 '휘이익' 소리가 '휘릭', "삑'으로 짧게 잘리게 되면서 더욱 맛깔나게 믹싱할 수 있다. (기타 스크래치 스킬은 새로운 디제이 시리즈를 통해 설명하도록 하겠다.)
마치며
지금까지 다양한 믹싱 스킬에 대해 배웠다. 디제잉은 단순히 선곡을 잘하여 사람들에게 좋은 노래들을 들려주는 것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재미있고 참신하게 믹싱하는 것도 중요하다. EQ 믹싱과 같은 기본적인 믹싱 스킬을 바탕으로 FX, 루프, 핫큐, 스크래치 등의 스킬을 실전에 차차 적용해나가면서 본인만의 디제잉을 만들어가면 좋겠다.
DizzyFriday
All-Kind DJ
SCR(서울커뮤니티라디오) 등 다수 출연
IM (Imagineer of Movement) 23-24기 / UPA DJ팀 ONOFF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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