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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러운 음악이야기/어지러운 장르

[어지러운 장르] 02. 테크노와 트랜스

by DizzyFriday 2022. 12. 7.

Gesaffelstein

 

 

[어지러운 장르] 01. 하우스 뮤직

Prologue: 장르에 대해 배우는 이유 필자는 스스로 음알못(음악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DJ가 자주 접하게 될 댄스 음악의 범주는 굉장히 넓다. 전자음악은 꾸준히 발전해왔고

bnncnt.tistory.com

 

필자는 음알못입니다. 잘못된 정보가 있으면 알려주면 감사하겠습니다.

 

EDM 이전엔 테크노가 있었다.

 

과거에 전자 음악을 '테크노'라고 불렸다. '테크노 여전사' 이정현의 '와', 클론의 '쿵따리 샤바라' 등 90년대 인기를 견인했던 댄스 음악들은 대부분 빠르고 반복적인 '뚜치뚜치' 리듬의 테크노의 문법을 따라갔다. 또한 EBM, 일렉트로니카 등 전자 음악들도 테크노로 퉁쳐서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오늘날에 들어서 프로그레시브, 덥스텝, 일렉트로 하우스 등 다양한 페스티벌, 클럽튠의 음악이 발달하면서 자연스럽게  'EDM'으로 부르게 되었고, 테크노는 전자 음악의 한 갈래를 지칭하는 말이 되었다.

 

Cleric x Dax J - Sirius

 

테크노는 1980년대 미국의 대표 공업 도시 디트로이트 등지에서 시작되었다. Juan Atkins와 그의 친구들은 당시 삭막하고 범죄가 만연한 동네에서 음악으로 더 밝은 미래를 그리고자 기존 디트로이트에서 유행하는 하우스 뮤직에 Kraftwerk 등 유럽 유명 일렉트로니카 아티스트에 영감을 받아 새로운 장르인 테크노를 창안하게 되었다. 그리고 테크노 음악은 디트로이트 뿐 아니라 유럽에 전파되어 꾸준히 발전하면서 하우스 못지 않게 전자 음악 시장의 대세로 자리잡게 되었다.

 

테크노의 아버지 Juan Atkins

4/4박자의 드럼 비트와 날카로운 전자음, 기계음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특징을 지닌다. 4/4박자가 반복된다는 점에서 하우스와 유사하다. 하지만 기승전결이 뚜렷한 송폼을 가지며 뛰어 노는 분위기를 유발하는 하우스와 달리 테크노는 뚜렷한 기승전결이 없고 기계음이 주는 소리의 진동과 질감을 반복하면서 청각적 쾌감을 주는 것에 중점을 둔다. 음악 분위기 역시 어둡고 강한 느낌을 많이 형성한다.

 

gesaffelstein - Control Movement

 

하우스 못지 않게 테크노도 배리에이션이 많은 장르다. 무겁고 반복적인 비트와 기계음을 베이스로 한 디트로이트 테크노를 시작으로 사운드를 의도적으로 왜곡하여 실험적인 사운드를 만드는 '인더스트리얼 테크노', 비트와 기계음을 최소화하여 좀더 멜로디에 집중한 '미니멀 테크노', BPM을 140 이상으로 끌어올린 빡센 테크노 '하드 테크노' 등 여러 갈래로 발전했다. 또한 테크노는 하우스와 결합하여 '테크 하우스'라는 하위 장르를 개척했으며, 하우스의 요소를 적절히 섞어서 또 다른 댄스 음악, '트랜스'를 탄생시키게 된다.

 

테크노보다 더 밝고, 신나게. 트랜스 뮤직.

트랜스 음악의 황제 Armin van Buuren

 

트랜스는 테크노의 반복적인 리듬과 하우스의 멜로디감을 적절히 섞어 탄생한 장르다. 트랜스라는 이름은 반복되는 리듬과 몽환적인 느낌의 신스 멜로디에 사람들이 취하여 무아지경(Trance) 상태로 만든다는 것에서 유래했다. 4/4박자의 정박 리듬을 유지하는 것은 하우스와 테크노와 유사하지만, 좀더 몽환적인 멜로디에 집중하고 빠른 BPM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다. 또한 비트에 노이즈와 하이햇을 많이 사용하며, 가끔 롤링 베이스로 베이스를 잘게 쪼개어 속도감을 주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인트로-브레이크다운-클라이맥스-아웃트로'의 기승전결 송폼을 띄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이를 잘 나타내는 트랜스 하위 장르가 바로 '업리프팅 트랜스'다. 트랜스의 시초이자 가장 트랜스다운 성향을 잘 나타내며, 대체적으로 밝고 감성적인 분위기를 형성한다. 

 

Darude - Sandstorm

 

그리고 트랜스는 프로그레시브 음악과 합쳐져서 '프로그레시브 트랜스'를 만들기도 한다. 프로그레시브 트랜스는 특유의 밝은 신스 멜로디를 기반으로 트랜스의 리듬감을 강조한다. 다른 트랜스에 비해 BPM이 128 ~ 132로 느린 편으로, 프로그레시브 하우스와 혼용하여 부르기도 한다. 또한 사이키델릭한 전자음을 바탕으로 어지러운 분위기를 형성하는 '사이트랜스'도 있다. 기존의 트랜스 음악과 다르게 사이트랜스는 상당히 자극적으로 어둡다. 또한 인도 신화와 불교 문화에 영향을 받아 무아지경을 유발하는 영상을 자주 차용하기도 한다. 그 외에도 테크노의 음색을 강조한 '테크트랜스' 등 다양한 하위 장르가 있다.

 

마치며

 

근래 테크노와 트랜스는 한국에서 찾아 듣지 힘든 장르가 되었다. 이지리스닝을 선호하는 대중들의 테이스트를 충족시키기에 긴 러닝타임과 다소 몽환적이거나 무거운 음색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테크노와 트랜스도 독창적인 매력을 지니고 있는 음악인 것은 확실하다. 반복적인 리듬에 취하고 싶은 당신이라면, 언제든지 테크노와 트랜스를 찍먹해도 좋다. 부담없이 들어와서 맛있게 즐겼으면 좋겠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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